[스위트유로 41기 후기]빛이 닿아 만들어지는 모든 순간에 대한 시_최푸른하늘


빛이 닿아 만들어지는 모든 순간에 대한 시.


[Prologue]

 우리가 밤하늘에서 보는 별의 빛은 사실 실시간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미 몇 백 년 전에 죽은 별의 최후라고 하는데요. 별 하나의 마지막 빛이 그 오랜 시간을 달려와 하필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윤동주 시인은 그의 시, ‘별 헤는 밤’에서 모든 별들에 자기가 소중히 여겼지만 지금은 볼 수 없는 것들을 붙여 불렀나 봅니다. 인연이란 것이 그렇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각기 다른 시간을 갖고 있던 우리가 운명처럼 이번 여행에서 만난 것처럼 말이에요. 그리고 그 만남은 마치 우리의 시간이 오래전부터 이 순간을 위해 흘러갔던 것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하나의 길 끝에 만난 또 다른 시작, 스위트유로.]

 지난 2019년 8월, 그때만 해도 아직은 따가운 여름 햇살이 육지로 쏟아져 내릴 때였습니다. 전역을 한 달 앞뒀었던 저는 짧게는 15일, 길게는 한 달 이상의 여행을 마음에 두고 있었는데요. 그 때 인터넷 구석구석을 찾아보다가 알게 된 것이 스위트유로였습니다.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인 숙박과 간단한 투어를 해결해줌과 동시에, 스스로 일정을 짤 수도 있다는 점이, 여행 초보인 저에게는 아주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함께 여행하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스위트유로의 장점들 중 하나였습니다. 긴 여행은 한 사람의 인생을 다음 단계로 이동시킵니다. 만기 전역이라는 인생의 한 페이지 마지막에서, 스위트유로를 만난 저는 그렇게 또 다른 시작에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정리하고 가는 팁: 이래서 스위트유로한다!

1. 긴 여행 기간동안의 숙박과 기본적인 투어를 해결할 수 있다!

2. 투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정도, 나머진 모두 스스로 짤 수 있는 자유여행!

3. 같이 다니는 다수의 사람들이 있어 여러 범죄나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

4. 어색하다 친해지는, 날짜가 지나면 지날수록 빅잼을 선사하는 크레센도식 재미 보장!

 

 여행을 간다는 설렘도 잠시, 준비가 생각보다 훨씬 만만치 않았습니다. 일단 혼자 여행 준비를 하는 게 막막했거든요. 여행의 반이 여정이라면, 나머지 반은 준비라는 말이 있던데, 그게 괜히 나온 말이 아니었습니다. 한 달 동안 다니면서 입을 옷가지들을 시작으로, 세면도구는 어디까지 가져갈지, 수건은 몇 개를 챙길지(그 땐 몰랐습니다. 이 생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스킨/로션은 병을 옮겨서 가져갈지, 한식이 고플 텐데 또 얼마나 챙길지, 환전은 얼마나 할지 등등 정말 한 달을 가서 산다고 생각하니 챙길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거기에 남자로는 드물게 화장까지 하는 저라서, 화장품을 넣어갈 생각을 하니 28인치 캐리어가 다 작아보였습니다.

 캐리어 바깥으로도 마무리해야 되는 일들이 많았죠. 일정동안에 방문할 박물관이나 관광지 입장권, 은행에서 환전우대금리를 따져가며 바꾸는 외화, 해외에서 쓰기 좋은 카드 그리고 국제학생증까지. 캐면 캘수록 뭐가 그렇게 나오는지, 22살에 군대까지 제대한 성인이 어머니를 따라서 은행을 얼마나 돌아다녔는지 모릅니다.

 

정리하고 가는 팁: 이건 꼭 챙기자구~~~

1. 국제학생증

  사실 외국은 국제학생증의 소유 유무보다는 국제법 상의 나이로 할인을 해주는 경우가 더 많더라고요. 그래도 국제학생증은 만들 수 있다면 반드시 만들어가야죠! 국제학생증을 만들 수 있으신 분들은 학교에서 학기마다, 혹은 1년에 한 번씩 학교에서 무료로 만들 수 있게 해줍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추후에 있을 여행을 대비하신다면 학교 홈페이지를 참고하세요!!

 

2. 목배게

  이거,,,, 진짜 중요합니다. 특히 스위트유로에서는 비행기 뿐만 아니라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만도 총합 24시간 이상이기 때문에.... 저는 폼이 다 빠져버린 무슨 개구리 목배게 들고 갔다가 효과를 못봤어요... 목배게는 꼭 메모리폼 빵빵한 걸로!!!!

 

3. 여권사본

  소매치기가 판치는 유럽에서는 여권 원본을 갖고 다니기가 쉬운 일이 아닙니다ㅠㅠ(근데 저는 갖고 다녔어요.) 1번에도 나와있듯, 여권이 필요한 경우가 많으니 사본은 꼭 챙깁시다!

 

4. 부모님 명의 '신용'카드_a.k.a "엄카"

  저같은 학생 참가자 분들은 아직 신용카드를 만들 수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로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해외 수수료면제 혜택은 체크카드보다는 신용카드가 훨씬 좋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어머니 명의로 하나은행에서 '마이트립' 신용카드를 만들어서 이걸로 다 썼었는데, 모든 금액에 대한 수수료가 0여서 마음대로 긁었습니다!! 제 카드는 꼭 써야 하는 경우(ex: 본인 명의의 카드를 써야하는 융프라우티켓, 스카이다이빙 결제)에만 썼었어요 ㅎㅎ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지금부터는 제가 여행을 다니던 매일 밤, 잠에 들기 전에 썼던 여행일기들 중 몇 편을 인용해볼까 합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라면 세상의 빛을 볼 일이 없을 것 같기에, 아래에 이어지는 글들은 여러분들께 바치는 헌정사이자 이 후기의 제목처럼 빛이 만들어내는 모든 순간에 대한 시일 것입니다. 덧붙인 날짜를 생각하시면서, 그날의 우리가 어떤 관계였는지, 어디를 갔었는지 함께 상상해보시면서 읽으면 더 재밌을 것 같습니다.

  

_런던

“EVERYTHING IS GOING TO BE ALRIGHT”

2019.10.06. /흐림/ (세븐시스터즈-테이트모던)

 

 모든 여정은 불확실성에서부터 시작한다. 낯선 공기며 분위기 따위를 온몸에 새기는 매순간이나, 익숙함과는 거리가 먼 문자들을 보며 표를 끊는 것이나, 모르는 길을 찾아 물어가며 크고 작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들 모두가 말이다. 런던에서 시작한 여행의 첫 일정이 그곳에서 5시간 떨어진 이스트본의 세븐시스터즈였을 때는 회의보다는 가깝고 확신 보다는 먼 그 어중간한 어딘가의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기차와 버스에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순간을 끝내고 싶은 어리석은 인간의 마음이 여행을 좀먹고 있었다. 이렇게 가는 방법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이 시간에 출발하는 것이 과연 최선이었을까, 하는 것들이었다.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여행을 대변할 만큼 찬란하지 않을지라도, 목적지로 가는 길이 멀고 느려 지루할지라도, 그 시간들마저도 즐기고자 온 것이 여행이다. 여행이기에 조건 없이 행복하고, 아직은 어색하지만 분명 함께이기에 맹목적으로 화려한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갖고 내린 버스 정류장 앞, 벌링 갭으로의 입구는 근거 없는 확신을 주었다. 여행이 주는 촉감이 언제나 그래왔듯, 분명 옳으리라 하는 이름 없는 확신이었다. 흐붓이 떨어진 빛을 담고, 빛을 머금은 동기들의 사진을 찍으며 세븐시스터즈까지의 먼 길을 조금씩 채웠다. 이윽고 도착한 7개의 하얀 절벽 앞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할 뿐이었다. 여행은 항상 옳았다.

 일정을 한 번 더 꼬아, 돌아오는 발길을 돌려 야경으로 향했다. 테이트모던 10층 전망대에 오르자 오늘을 말하는 문구가 밝게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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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THING IS GOING TO BE ALRIGHT’

낯섦도 신선함이고, 불편함도 행복일 수 있는 것.

 

그런 순간이, 여행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내심 바랐다.

 

 

_파리


"꿈에 살아"

 

 두 발 딛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꿈같은 순간이 있다. 그 꿈들이 하루 이틀 모여서 익숙해진다는 건,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모든 일들이 분명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특권인데, 가장 특별한 나날들을 일상적으로 받아드린다는 것이니까.

  그래서 다시금 ‘익숙함에 속는다.’는 말을 음미하게 된다. 떠나오기 전에는 여러 번 속고도 또 속는 게 익숙함인데, 30일 간의 여정이 익숙해지는 순간 이 여행의 의미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걷고 있는 현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말 것. 그 현재가 너무나 찬란하고 아름다워 ‘꿈’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더라도 그 때를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오늘이라는 하루를 남기며 끊임없이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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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각몽이 있다면 오늘과 같을까.

나는 그렇게 오늘도 꿈속을 거닐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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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머무는 난”

 

  인간이 여행을 떠나듯, 빛도 소리도 어딘가 여행을 가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분명 어딘가로 반사되어 색을 내야 하는 빛들이지만, 어쩌면 그것들도 휴가를 내고 여행을 떠나, 정말 아름다운 곳에 잠시 머물다 가지 않을까 하고. 빛이 단 하나의 색만을 가지고 있지 않을지라도, 그들이 가 닿고 싶은 곳이 있지 않을까 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봤었다.

  그리고 오늘 내 눈 앞에 펼쳐진 모습들은 하나같이 그 생각을 굳혀주었다. 지친 일상과는 거리가 먼 빛들. 존재 자체로 여유롭고 행복해 보이는 빛들. 내가 빛이라면 필연코 융프라우요흐에 올라타 그 아래를 비추리라. 다른 빛들에게도 그 자리는 일종의 꿈의 자리가 아닐까.

 그리고 그 중 어떤 빛들은, 내가 좋아서 내게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_루체른,뮌헨

“너무 욕심내지 않아도”

2019.10.13. /맑음/

 

 이번 여행에서 중간중간에 낀 작은 도시들을 지날 때면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진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것도 아니어서, 조금이라도 더 많이 봐야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루체른도, 5시간을 내내 달려 도착한 뮌헨도 사실 그렇게 마음 졸이지 않아도 됐었다. 두 도시는 이미 두 팔 벌려 우리를 품고 있었고, 길이 익숙하고 편해지는 데는 한 번의 왕복만이 필요했었다.

더 많은 것을 봐야한다는 압박감, 매 순간 느끼는 바가 있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여행의 재미를 앗아간다.

 조원들과 같은 길을 가다가도 슬쩍 빠져 버스킹 구경도 하고, 필을 타 그 공연에 비트를 넣어보는 것. 여행의 묘미란 그런 것이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여유를 찾으려고 떠난 여행에서조차도 너무 많은 것을 탐내고 있지는 않을까.

 

 

_뉘른베르크, 

“낮과 밤의 여왕”

2019.10.14. /맑음/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하나의 도시를 만끽하는 즐거움도, 그럴 여유도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드는 구도를 담고자 수시로 카메라를 켜고 다니며 길거리를 돌아다녀보지만 결국 어디선가 본 것 같은 풍경에 금세 카메라를 내린다. 좁은 버스 단칸에 몸을 구긴채 보내는 시간이 모두를 지치게 만든다. 우리 40명의 온몸을 휘감을 새로운 전율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유럽의 풍경이 그런 매너리즘을 탈피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더 큰 자극, 더 더 예쁜 그림. 그것이면 되었다. 아기자기하게 모인 도시 위로 가득 차는 뉘른베르크 정오의 빛과, 차갑게 깔린 밤 밑으로 은은히 피어오르는 프라하 저녁의 빛이면 우리의 하루를 ‘여행’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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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도봐도 새롭다는 것, 그것이 실재하는 10월의 어느 밤이었다.

 

 

_프라하

“Wake Me Up When October Ends”

2019.10.15. /흐림/ (프라하 성-존 레논 벽-까를교-하벨 시장-바츨라프 광장)

 

인생에 쉼표가 필요해서 여행을 왔는데, 여행에도 쉼표가 필요했다.

 콜드브루 커피를 내린 것처럼, 쌀쌀한 공기가 차갑게 깔린 프라하의 둘째 날이었다. 등 뒤가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따가운 요 며칠이 있었음에, 당당하게 그동안 아껴두었던 티셔츠를 꺼낸 나는 애써 괜찮다고 자신을 달래며 여정을 떠났다. 컨디션이 안좋았던 탓일까, 눈에 들어오는 것마다 이전만 못한 것 같고, 역사를 잘 모르는 체코의 구왕궁이나 성 비투스 성당은 그저 오래된 건축물일 뿐이었다. 오늘 하루, 순순히 의무감으로 발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뜻한 차와 푹신한 침대가 절실했다.

결국 이른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는 일정을 선택했다. 프라하라는 세계 3대 야경을 가진 도시에 하루 반이라는 시간이 너무 촉박할뿐더러, 이 몸 상태로는 앞으로의 여행지에서도 고생을 면치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삶의 가장 배부른 부담을 느끼고 있는 하루.

깊은 잠에 빠졌다가 누군가에 의해 10월이 끝날 때쯤 일어났으면 하는 생각을 품는다.

 

 

_체스키 크룸로프-

“다이나믹 듀오”

2019.10.16. /맑음/

 

  여행을 다니면서, 어떠한 도시나 풍경이 ‘역동적이다’라고 느낀 적은 처음이었다. 어느 곳에서는 보여지는 풍경 자체가 역동적이었고, 또 어떤 곳에서는 정말 물리적으로 ‘역동적이었다.’

쨍한 햇볕과 틈틈이 단풍으로 물든 수많은 나무들, 그리고 빨간 지붕을 이고 아기자히 붙어있는 건물들은 흔히들 동화에서나 볼 만하다고 한다. 깨끗하게 흐르는 강이 있고, 신선한 공기가 있고, 편한 여유가 있는 곳. 내가 가진 체스키 크룸로프의 첫 인상은 그랬다. 성벽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전망과 테라스에서 걸터 보는 풍경은, 런던의 더 샤드 전망대나 프랑스 개선문의 야경이나 스위스 인터라켄에서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잠시 스쳐가는 도시에서 겪은 강한 인상이 이 도시에 애정과 미련 따위의 감정을 남겼다. 짧고 굵은, 계속 아른거리는 여운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3시간 정도를 더 달려 도착한 잘츠부르크는 그야말로 역동 그 자체였다. 숙소 앞 카지노에서 치고받으며 싸우는 남성 패거리의 싸움 소리나, 우리 숙소의 화재경보에 달려온 소방차와 구급차,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어느 노인의 뺨을 때리는 소년까지, 의외의 복병으로 불려 마땅한 도시였다. 그러나 그런 길거리와는 다르게, 밤의 미라벨 정원은 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분수에 담긴 물이 아니라 정말로 빛이 뿜어져 나오는 느낌을 받았고, 하늘을 수놓은 별은 그 분수에서부터 뻗어져 나온 것 같았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잇다. 처음 들어본 곳이어서, 이곳이 초행길이라서, 그 나라의 분위기를 전혀 몰라서. 그 모든 처음들이 여행에 일련의 ‘역동성’을 부여하지 않을까 싶다. 예상치 못했기에 더 놀랍게 받아들이는 것이 여행이라면, 기꺼이 아무 것도 모른 채로 뛰어들겠다.

 

 

_잘츠부르크(할슈타트)

“Natur”

2019.10.17. /맑음/ (잘츠부르크-할슈타트)

 

‘자연의’, ‘자연스러운’이라는 뜻의 영단어, ‘Nature’의 어원을 따라가 보면 ‘Natur(나뚜르)’라는 단어가 나온다. 우리에게 아이스크림으로 익숙한 이 단어는 사실 ‘태초의 상태에 가까운’, ‘때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 브랜드의 녹차 아이스크림이 정말 진한 녹차 맛이었나 보다. 그런데 정말 ‘나뚜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곳이 있다. 바로 오늘 근교여행으로 다녀온 할슈타트라는 마을이었다. 오스트리아 오버외스터라이히주에 위치한 할슈타트는 2012년 기준으로 인구가 794명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도시이다. 알프스 기슭의 호수 지역인 이곳은 그 경관의 아름다움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처음 오스트리아가 생겨났을 때 이 나라를 유지시켜준 것이 소금사업이었다는 영어 가이드의 말대로, 할슈타트 역시 천혜의 전경과 더불어 소금광산이 유명하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주요 산업이 첫 째도 관광, 둘 째도 관광, 셋 째도 관광이라는 가이드의 농담이 그저 빈 말은 아닌 것 같았다. 영화 ‘겨울왕국’ 속 이야기의 도시, 아렌델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마을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푸니쿨라 전망대가 있다. 주로 왕복권을 끊지만, 내려오는 등산로가 아주 아름다워서 편도만 끊고 걸어내려오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러고 싶었지만 1시간 정도 걸린다는 매표소 직원의 말에 16.5유로의 왕복권을 끊었다. 올라가서 보는 전망은 흡사 스위스 인터라켄의 그것과 비슷하다. 우리 여행 크루의 동기들도 같은 이유로 조금의 실망감을 갖고 내려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