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응하며 쓰는 후기

어느날 아버지가 '그래도 유럽은 한번 다녀와 봐야 하지 않겠느냐' 하시는 말씀에 

우리 형제는 부모님 대출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럽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기차권을 알아보는 와중에 몇 여행사에서 유럽 차량여행을 운영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기차시간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숙소를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을 

매력적으로 생각한 저는 몇군데를 비교분석한 결과 스위트유로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말수가 적고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즐기지 않는 저로써는 나름 리스크가 있는 선택이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여행이었습니다.

적당한 리드와 적당한 자유가 섞여있어 한 쪽을 취사선택해서 활동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스위트유로 일정이 끝난 후 둘이 런던에서 활동하면 더 자유롭고 편할 줄 알았는데

막상 찾아오는 자유로움보다는 공허함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인연은 우연과 우연이 점철되어 엮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혀 접점이 없었던 사람 열 여섯, 아니 열 여덟이 모여 스무날을 넘도록 여행하는 것은 

평생에 한번이라도 더 올까 싶은 귀중한 인연일 것입니다.

다소 길었던 일상에서의 일탈을 마치고 다시 모국의 어스름을 맞이하는 이 시간, 

함께했던 모든 분들이 행복했던 3주를 추억하면서 편히 잠드시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마무리는 고갱님들에게는 차갑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꾹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