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미티 힐링여행 (feat.장인어른 환갑)

1. 소감

장인어른 환갑을 기념하며 3인 그룹으로 다녀왔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푸른 계곡물 같은 공기 속에 끝없이 펼쳐지는 초록 풍경과 웅장한 산맥, 그리고 편안한 환경 속에 가족의 화합이 자동적으로 돈독해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이번에는 함께하지 못한 우리 부모님이 너무나도 생각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알프스가 여성적인 산이라면 돌로미티는 남성적인 산이라는 얘기도 있었는데 반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웅장함 속에 숨어있는 푸르른 초원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스위트유로는  여러 돌로미티 코스 중 '힐링'에 걸맞게 편안한 숙소와 교통편, 최적의 동선과 난이도별 코스 선택지를 배치한 것으로 보여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예전에 잠시 비엔나에 살 때 가려다 못간 인스부르크를 들르는 일정이, 밀라노에서 시작하는 다른 여행사와 다르게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사실 이전 패키지에 데이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면서 지금까지 잘 몰랐던 스위트유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여다른 패키지처럼 저퀄리티의 양산형 여행사는 아닐까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는데, 동선이나 일정 선택의 안목에서 제가 지금까지 경험한 투어 중 가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일정 중 우연히 다른 여행사 분들과 리프트를 함께 탔는데, 스위트유로는 다른 곳에 비해 자유도가 뛰어나서 개인시간을 보장하거나 자유여행과 비슷해서 좋아보인다는 말씀도 들었습니다. 그쪽은 트래킹 코스를 다 함께 이동하거나 촉박하고 빡빡한 일정이라고 하였는데 저희는 마지막 스파로 마무리하면서 정말 힐링에 맞는 내용이었습니다. 물론 자유도가 높은 만큼 영어도 부족한 산장에서의 식사 등 직접 헤쳐나가야할 부분은 있지만 이것도 색다른 경험으로서 어찌어찌 다들 잘해내신걸 보니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2. 장소

- 명소

기억에 남는 곳들을 꼽자면 가장 좋았던 것은 날씨도 좋아서인지 알페디시우시가 걷기 무난하면서도 아름답고도 시원하게 펼쳐친 초원의 풍경이 인상깊었습니다. 거기서 가이드님의 추천으로 올라갔던 wow 산장에서의 트러플 피자와 풍경도 너무 좋았습니다.

그외에도 오드리 햅번이 사랑했던 코르티나 담페초 마을은 크진 않지만 동화속에 있는 느낌이었고, 거대한 세 봉우리가 우뚝 솟은 돌로미티의  꽃 트레치메의 웅장함과 아름다운 호수 브라이에스도 너무 기억에 남습니다

그로스글로크너는 딱 점심만 먹으러 들렀지만,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설산과 운해 속 소시지+맥주는 아직 30년밖에 못살았지만 생애 마지막까지 기억날 맛일겁니다.

동선 구성도 좋았던게, 산타막달레나에서도 와~ 하면서 시작된 일정인데 갈 수록 가는 곳마다 감탄할 정도로 기승전결도 좋았습니다. 그렇다고 산타막달레나가 별로란 것보다는 애피타이저부터 본식, 디저트와 같이 모든 것이 각각 훌륭한 맛으로 스토리를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 숙소

숙소 구성도 너무 훌륭했고, 특히 타우에른스파는 수영장은 말할 것도 없고 시설이나 서비스 등 여러모로 제일 좋았던 숙소입니다. 인스부르크 콩그레스 호텔은 주요 시가지와 도보권이라 자유롭게 일정을 선택할 수 있었고, 방 창문에서 사쏘룽고가 보이는 사보이 럭셔리 호텔도 멍하게 산 바라보고 있는 산멍으로도 너무 좋았고 고즈넉한 숙소 앞에  야생화가 펼쳐진 Montis 의 아침 산책도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숙소마다 다들 직원들이 친절하게 대응해주셔서 좋았고 석식시간에 최대한 챙겨주시려고 하거나 빠른 조치가 어렵더라도 너무 유쾌하게 대응해주시는 등 전반적으로 스태프들은 참 좋았습니다. (확실히 산장 식당에 비하면 굉장히 친절)

아 Montis는 1층 (여긴 기본층치 G층, 0층부터 시작해서 사실상 2층) 방으로 배정받았는데, 너무 좋았지만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걸어가다가 반층 정도를 계단으로 내려가는 곳이 있었습니다. 장기여행 캐리어가 원체 무거운지라 이런건 호텔에서도 고려해주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3. 날씨

날씨는 시작부터 인스부르크에서 비가 내리고  일정의 반 정도는 흐린 날이었지만 사진은 몰라도 트래킹하며 돌로미티의 정기를 담아가기에는 너무도 좋았습니다. 더운 날도 그늘에 들어가면 바로 안정될 정도로 습도도 높지않고 30도를 넘지 않아 쾌적했습니다.

일기 예보는 가이드님이 전날 저녁 올려주신 비예보도 다음 날 아침 사라져있을 정도로 산 날씨가 바다 못지 않게 변화무쌍했습니다.

사실 날씨가 흐리긴 했지만 딱 출발 전후로만 비가 오고 걸을 때는 딱 쾌적하고 사진 찍을때는 예쁜 하늘이 나오는, 날씨요정과 날씨요괴가 조화를 이룬 느낌이었습니다. 심지어 첫 날인 노르트케테에서는 구름이 너무 많아 안개속에 있는 느낌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팀원들은 너무나도 강력한 의지로 올라가자고 요청하셔서 다함께 올라가고 더 위로 올라간 분들도 계셨습니다. 이처럼 열정적인 팀원들과 가이드님의 협작으로 행복한 여행의 완성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가이드님 말씀으로는 직전 주는 매우 더워서 트레치메 올라갈때 고생하거나 세체다에서 눈보라 속을 걷는 등 1~2주 차이로 드라마틱한 날씨였다는데 우리는 그런 것 없이 정말 최적의 상태로 다닐 수 있었습니다. 저희 직전에 눈이 내린 덕분에 보이는 산들에는 눈이 쌓여서 좋았고 마지막날 타우에른 스파에서도 그런 풍경을 배경으로 노천 수영장을 즐긴다는게 너무 짜릿했습니다.

다만 세체다, 라가주이 쪽에서는 바람이 세고 너무 추워서 체감 온도가 5~6도 수준이었습니다. 날씨 따라 다르니 대비가 필요합니다.

 

4. 유의사항

- 식사

그런 면에서 유의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차적응도 덜 된 아침 7시 (한국시간 14시)에 조식을 먹고 8시(한국 15시) 전후로 시작되는 일정, 숙소는 6~7시(한국 새벽 3~4시)에 도착. 한식이라곤 볼 수 없는 지역의 느끼한 크림이나 오일, 파스타, 고기, 빵 위주의 서양식 식사. 환갑이신 장인어른과 한식파이신 다른 일행분들은 저녁 코스요리도 패스하시거나 라면을 꼭 곁들이시곤 하셨습니다 (소주보다 라면 하나라도 더 챙기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모든 숙소에서 아침저녁이 호텔식이었는데 젊은 사람들한테는 너무 좋은 구성이지만 50대 이상 분들은 금방 물리실 수 있고 뻘건게 너무 그리워지실 수도 있습니다. 조식 뷔페는 그나마 나으셨고 석식은 그 때 그 때 달랐던 것 같습니다. 가이드님이 매번 코스요리 선택지를 번역하여 단체채팅방에 보내주신 덕분에 선택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저희 아버님은 주로 생선요리나 느끼하지 않은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자유식으로는 산장에서 영어메뉴도 있긴하나 온갖 이탈리아 음식들이라 이름이 어려워 있으나마나한 곳도 많고 영어로 한다고 해도 유럽식 그들 영어와 서로 다른 부분이 있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최대한 번역기나 출발전 미리 메뉴 캡쳐 등을 추천드립니다. 대개 파스타, 피자, 슈니첼은 꼭 있었고 그 외 소시지 등 익숙한 메뉴도 있었습니다. 추운 경우에는 beef soup 나 헝가리 전통 굴라쉬도 있는거 같은데 이름 모를 종류가 많아 주문할줄을 몰라서 그냥 패스하였으나 미리 알아가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기타

개인적으로 숙소 도착시간에 비해 사우나, 수영장 등의 시설은 타우에른스파를 제외하고 7~8시면 닫아서 아쉽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일찍 출발하기에는 밤에는 별 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침까지 구름이 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9시는 넘어야 조금씩 구름이 걷히는 모양새. 9시도 빠른 시간이라고 느낀게 대부분의 코스에서 저희가 가장 빨리 도착한 느낌이었습니다. 어차피 시차적응도 덜돼서 일찍 깨는데 조식 오픈런 후 출발하는것도 나쁘지 않은 느낌.

아 대부분의 사우나는 남녀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혼욕이니 미리 주의가 필요합니다. 수건을 걸쳐도 된다고 하였으나 이쪽 사람들은 개의치 않고 완전개방하여 뭔가 그러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심지어 마지막 숙소인 타우에른 스파에서는 수영복 입는 사우나를 갔다가 사우나 입구쪽에서 문득 밖에 수영장이 또 있었네? 하고 보고있었는데 나체의 서양 노부부께서 지나가셔서 너무 당황했습니다. 확실히 철저하게 폐쇄적인 문화가 아니구나 싶은 순간이었습니다.

투어 버스는 50인승의 큼직한 버스로 처음에는 약간 간격이 좁나 싶었지만 다녀보니 옆자리를 비우고 1인 2좌석 차지하는게 얼마나 편안한 건지 깨달았습니다. 트래킹은 짐도 있는데 살짝 비스듬히 자면서 짐 공간을 챙기는게 더 좋았습니다.

 

5. 준비물

추천드리는 필수 아이템으로는 접이식 전기포트, 연령에 따라 라면, 햇반(전기포트에 끓이거나, 끓인물을 계속 부어서) 혹은 여행용 김치팩 등 음식과, 유럽 햇살이 꽤 강하다보니 선글라스, 운동용 마스크나 목토시, 그리고 7월이지만 눈이 올 수 있는 변화무쌍한 날씨를 위한 옷과 등산용 장갑, 스틱(이번에 처음 써봤는데 하루 2만보를 걸으니 후반부에 유용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비 등. 그리고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추운 날 입을 경량패딩+껴입을 옷들도 가져가서 차에 두고 다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짐 많아서 바람막이만 껴입었다가 추웠네요..

가져갔지만 생각보다 안쓴건 텀블러(어차피 물도0.5유로 정도라 사먹으면서 무게라도 줄이는게).

산장에서는 거의 카드가 되었지만 안된곳도 2~3군데 있어서 현금은 넉넉하게 인당 100유로 정도 있는게 낫고, 숙소 근처 슈퍼나 쇼핑은 전부 카드가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버스 기사님께서도 센스있게 1유로 (마트 0.5유로)에 비상용 물을 구입할 수 있게 해주셔서 부담 없이 다닐 수 있었구요. 음식은 보통 인당 20~30유로, 맥주나 잔와인은 7~10유로 안팎이었던것 같습니다. 화장실은 거의 무료인 데가 많았고 유료는 0.5~1유로거나 식당 영수증이 있으면 무료였습니다 (유료지만 자율이라 안내고 쓰는 곳도).

팁은 원래 없는 문화 같긴한데 카드가 대부분이라 안낸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너무 고마운 직원이 있으면 그냥 2~3유로 정도 놓고 나왔지만 안줘도 되는 문화 같았습니다.

 

6. 결론

끝으로, 사실 실망한 투어의 반은 가이드 때문이었는데 이번 돌로미티 여행 중 행복의 반은 이제철 가이드님 덕분이었던것 같습니다. 사람을 좋아하시는 성격으로 저희 아버님이나 모든 분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와주시고 소소한 문화적 비하인드부터 이동시간 중간중간 깨알 음악시간을 통해 이 노래가 여기서 시작한거였어? 하는 지적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던 경험이었습니다. 본인은 업무적으로 하는거라고 하셨지만 경험에서 나오는 소소한 꿀팁이나 동계올림픽 정보 등등 제가 겪은 다른 가이드분들과는 다르게 정말 지인+여행해설사+스토리텔러 등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트래킹 일정과 시차에 피곤했지만 계속 듣게 될 정도였습니다.

이처럼 이번 여행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깨닫고 경험할 수 있었고, 가족끼리 아름다운 장면들 속에서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번에는 우리 부모님을 모시고 알프스도 스위트유로와 함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산타막달레나 마을에서 본 풍경

산타막달레나 마을에서 본 풍경

산타막달레나 마을에서 본 풍경

산타막달레나 마을에서 본 풍경

Savoy Dolomites Luxury Hotel

알페 디 시우시


라가주오이

Montis

트레치메의 시작점

트레치메 Langalm 산장

최고봉인 그로스글로크너 

타우에른스파 호텔의 인피니티풀에서 보는 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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