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의 선물

최명민
2025-07-30

일상의 업무들로 분주하던 어느 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돌로미티로 여행을 떠나자는 것이었다. 자기가 알아보니 스위트유로라는 여행사가 돌로미티 여행에 최적화된 곳인데 지금 빈 자리가 딱 2개라 곧 마감될 것 같으니 어서 신청하자고 했다. 친구는 여행을 좋아하고 꽤 이곳저곳을 다닌 터라 그 추천을 전적으로 믿고 곧바로 예약을 했다. 얼떨결에 따라 나선 나와 달리 친구는 그동안 YouTube와 여러 자료를 통해 돌로미티와 스위트유로와 우리 가이드였던 김건국 가이드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난 몇 달 전에 자유여행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터라 아직 그 감동에 젖어 있어서 돌로미티에 대해 아주 큰 기대가 있다기보다는 일정이 잘 짜여진 단체여행에 기대어 친구와 아름다운 산행을 할 수 있다는 정도의 기대를 갖고 여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첫 날부터 아름다운 풍광으로 맞아준 로젠가르텐과 신비로운 청록 물 빛의 카레짜 호수에서부터 둘째 날, 빙하가 남아있는 장관을 내내 바라보며 걸을 수 있었던 마르몰라다 파노라마 트레킹, 마치 화성이나 달 나라에 온 듯한 느낌의 싸소 포르도이, 트레킹의 피곤을 풀어준 QC온천, 셋째 날 웅장한 신전과 같은 세 개의 봉우리 싸소룽고, 날카로운 바위 뿐 아니라 에델바이스를 비롯한 다채로운 들꽃을 품고 있는 목장 길이 인상적이었던 세체다 트레킹, 넷째 날 평화로운 알프스 풍경을 만끽할 수 있었던 알페디시우스 트레킹, 다섯째 날 마치 비행기를 탄 듯 높은 고도에서 세상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라가주오이산장과 친구가 가장 좋아했던 풍경을 간직한 친퀘토리, 여섯째 날 높은 산 위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바위를 앞뒤로 모두 전망하며 걸을 수 있었던 트레치매 트리킹까지... 돌로미티의 다채롭고 아름다운 풍경은 나를 압도하고도 남았다. 김건국 가이드님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돌로미티에 여러 코스가 있지만 일정 안에 이렇게 다양한 코스를 알맞게 개발하고 설계한 것은 스위트유로와 가이드의 노력 덕분임을 알 수 있었다. 일정 내내 호텔과 식사 모두 만족스러웠는데 개인적으로는 초반보다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만족도가 높았던 것 같다. 호텔은 그냥 머무는 곳이 아니라 그 자체가 우리의 여행을 풍성하게 해주는 아름다운 공간이었고 식사도 초반에 호텔 부근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식사(봉골레 스파게티에 조개가 단 한 개...이건 좀 너무 했어요 ㅜㅜ)를 제외하고는 모두 훌륭한 편이었다. 또한 함께 여행한 모든 분들이 배려심 있고 친절해서 기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여행을 하면서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대 자연 속에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이 아름다운 지구별이 이 아름다움을 계속 잘 간직할 수 있으려면 나를 포함한 우리들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이런 경험 속에서 나의 마음이 이 풍경들을 담아내며 조금이라도 더 아름다워지고 넓어지고 있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의 날씨는 한증막 속같이 뜨겁다. 그렇지만 너무 짜증 내지 않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내 마음에 자리 잡은 지구별의 선물인

돌로미티의 아름답고 감사한 기억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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